아기를 키운다는 건, 정말 고단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낀 하루였다.
오늘 아침, 출근길 북적이는 시간이 지났지만 지하철 안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로 가득 찬 객실 안, 한 남성이 아기를 안고 서 있었다.
그는 젊은 아빠였고, 팔에 안긴 아기는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이미 많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조금 후, 다행히 임산부석 하나가 비어 있는 걸 본 그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몸을 기대자마자 그에게서 깊은 한숨 같은 코 고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피곤을 뚫고 나오는, 말 그대로 진짜 쉼의 소리 같았다.
아빠의 코 고는 소리는 예상 외로 크고 우렁찼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는 전혀 깨지 않았다.
오히려 그 리듬이 아이에게 자장가가 되어주는 듯, 아이는 더 편안한 표정으로 아빠 품에 안겨 깊이 잠들어 있었다.
아이의 뒷모습은 참 안정적이고 평온해 보였다.
세상이 아무리 흔들려도 아빠 품 안이라면 괜찮다는 듯이 말이다.
그 모습은 나에게 어떤 위안 같은 감정을 안겨주었다.
지하철은 흔들리고, 사람들은 무표정하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지만,
그 둘만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듯 보였다.
아이의 고개가 가끔 살짝 움직였지만, 다시 이내 아빠의 가슴에 기대어 잠들었다.
아빠는 아이의 머리에 얼굴을 묻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 피곤함이 얼마나 누적되었을지,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육아는 그렇게 말없이 많은 것을 버티게 하는 것 같다.
그가 얼마나 많은 밤을 설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에게 쏟아부었을지
고요한 지하철 안에서 상상하게 되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나는,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우리 부모 세대, 그리고 지금의 부모들.
그들이 겪는 일상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할지 몰라도
그 안에는 말할 수 없는 노력이, 피로가, 사랑이 녹아 있다.오늘 본 장면은 어쩌면 그런 보통의 하루,
보통의 사랑을 보여주는 진짜 모습이었다.
지하철은 여러 역을 지나쳤고, 둘은 여전히 잠든 채였다.
혹시 목적지가 없는 걸까?
그저 잠시나마 아이를 재우고, 자신도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지하철을 탄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 장면을 보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그 모습이 하루를 멈추게 할 만큼 큰 울림이었다.
아이의 머리에 조심스럽게 기대어 졸고 있는 아빠.
그의 우렁찬 숨소리와 아이의 조용한 숨결이 하나가 되어
이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서 가장 고요하고 따뜻한 풍경이 되어 있었다.
나는 조용히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 장면을 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곧 그 생각을 접었다.
그 순간은 사진보다 마음으로 담는 것이 더 어울리는 듯했다.
그들의 조용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지하철은 계속해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릴 역에 도착했지만,
그 아빠와 아이는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들에게도 오늘 이 짧은 지하철 여정이
잠시나마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빠,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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