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서론
오랜 기억 속, 엄마는 언제나 씩씩하고 강한 존재였다.
집안일도, 육아도, 경제적인 부분도 모두 엄마의 손길 없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물론 아빠도 계셨지만, 우리 가족을 지탱하고 이끌어간 것은 단연 엄마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저 엄마는 원래 그런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보니, 엄마는 참으로 억척스럽게, 누구보다 단단하게,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앞만 보고 달려오셨던 것이다.
본론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그 씩씩하던 엄마도 이제는 머리카락 하나 검은 데 없이 모두 하얗게 세버리셨다.
뽀얗고 팽팽하던 피부는 어느새 가뭄으로 갈라진 논바닥처럼 주름이 가득했다.
그렇게 평생을 가족만을 위해 살아오신 엄마는 지금, 노인 보호시설에 계신다.
엄마가 워낙 강한 분이셨기에, 가족 모두는 '엄마라면 잘 견디실 거야'라고, 어쩌면 스스로를 위로하며 엄마의 외로움을 애써 외면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외로움에는 정답이 없었다.
고요하고 외로운 생활 속에서 결국 엄마에게 경증 치매라는 낯선 손님이 찾아오고 말았다.
그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슬픔과 죄책감이 우리 모두의 가슴을 짓눌렀다.
이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엄마를 찾아간다.
엄마는 우리를 보면 여전히 밝게 웃으신다.
가져간 간식도 맛있게 드시고, 우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신다.
그때마다 엄마는 꼭 거울을 보시며 말씀하신다.
"머리카락이 백발이네~"
"염색약이 얼마나 되니~?"
그 모습을 보면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아마도, 이제라도 자식들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그래서 다음에 찾아갈 때는 외출 허가를 받아 엄마가 원하시는 색으로 머리를 염색해 드리려고 한다.
곱게 빛나는 머릿결로,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으시는 엄마를 보고 싶다.
결론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엄마는 언제나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어릴 적엔 몰랐던 엄마의 희생과 사랑이, 이제는 가슴 깊숙이 아프도록 느껴진다.
그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다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으며 우리는 자랐다.
이제는 우리가 엄마를 지켜야 할 차례다.
엄마, 엄마, 정말 보고 싶어요.
다음에 뵈러 갈 때는 예쁜 색깔로 머리도 곱게 물들이고, 엄마가 좋아하는 간식도 한아름 안고 갈게요.
함께 손 꼭 잡고, 웃으면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요.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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