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오랜만의 가족 모임, 다시 이어진 형제의 인연"

notes3511 2025. 3. 18. 11:34

나는 형제가 많다.

부모님께서는 우리를 키우느라 많은 고생을 하셨고, 이제 우리는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각기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릴 때는 한집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장난도 치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따뜻하게 자라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각자 독립하면서 형제들 간의 만남은 점점 줄어들었다.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각자의 삶에 집중하다 보니,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들끼리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1년에 한 번은 다 같이 모여서 얼굴도 보고 시간을 함께 보내자.”

누구 하나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난 해에는 그 첫 번째 모임을 가졌다.

오랜만에 다 같이 얼굴을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컸다.

형제들 모두 각자의 바쁜 일정이 있었지만, 이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장소는 제일 큰 형제의 집으로 정했고, 늦가을에 모이기로 했다.

전날부터 미리 도착한 형제들도 있었고, 당일에 도착한 형제들도 있었다.

간만에 다 같이 모이니 기분이 좋았고, 대화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모임은 단순히 얼굴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중요한 안건이 있었다.

 

그것은 형제들 중 한 명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형제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부모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지 오래되었다.

부모님은 그 형제를 3년째 만나지 못했고, 가족들 또한 그 형제의 근황이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부모님을 모시고 그 형제의 집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형제들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그 형제의 아파트로 찾아갔다.

집 앞에 도착하니 모두들 긴장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자 문이 열렸고, 한동안 보지 못했던 형제가 우리를 맞이했다.

그는 처음에는 약간 당황한 듯했지만, 부모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보고 싶었어요… 왜 이렇게 늙으셨어요…”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 모두의 마음이 찡해졌다.

 

부모님 역시 오랜만에 만나는 자식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형제는 부모님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의 생활 환경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열악했다.

방은 어수선했고, 주위에는 약 봉지가 널려 있었다. 형제의 몸 상태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마르고 얼굴에는 주름이 깊었으며, 머리카락도 희끗희끗해져 있었다.

예전의 건강하고 활기차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우리는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 나누었다.

형제는 부모님이 눈앞에 계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계속해서 부모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식사를 하면서도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하며 옆에서 챙기려 애썼다.

우리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안도하면서도 또 다른 걱정이 밀려왔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그는 우리 모두에게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을 줄 몰랐어요. 다음에도 또 이렇게 모이면 좋겠어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간절함과 후회가 묻어 있었다. 우리는 그가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의 만남은 예상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남겼다.

첫 번째 가족 모임이었지만, 우리는 단순한 재회의 기쁨이 아니라 가족 간의 관계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소원했던 형제와 부모님의 만남은 우리 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날 이후 형제들끼리 의견을 나누었다. “우리 형제를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아.” “몸 상태도 좋지 않아 보이던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저마다 걱정과 고민이 많아졌다. 단순히 1년에 한 번 모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더 자주 챙기고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번째 가족 모임은 끝났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모임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형제들 사이의 끈끈한 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서로를 더 챙기고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그날의 만남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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