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엄마를 보고 왔다.
창가에 앉아 계신 엄마는 한층 더 여위어 있었다.
손등의 핏줄이 더 도드라지고, 손을 잡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온기에 가슴이 시렸다.
한때는 내 손을 꼭 감싸던 따뜻한 손.
어릴 적, 넘어져 울 때도,
잠 못 이루던 밤에도
그 손길 하나로 다 괜찮아졌는데.
이제는 내가 엄마의 손을 감싸지만,
그 온기를 되돌려줄 수 없을까 봐
조금은 두려워진다.
"엄마, 잘 드셔야 해요."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지만,
엄마는 그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담긴 말 없는 사랑이
그 어떤 대답보다 깊이 스며든다.
엄마의 시간이 조금씩 가벼워질수록
내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면서도
그 바람이 욕심일까 두렵다.
오늘도 나는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작은 기도를 올린다.
바람이 차가워지지 않기를,
이 손끝에 닿은 사랑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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