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수영 강습을 마치고, 젖은 머리로 집을 향해 걸었다.물에 젖은 머리칼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그 짧은 찰나에도, 마음 한구석이 스르르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오늘따라 하늘은 유독 흐렸다. 빛 한 줄기 없는 잿빛 구름은 내 마음 상태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괜스레 우울하고, 말없이 무거웠다. 요즘, 가족과의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그간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들이 어느 순간부터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예전에는 무슨 일이든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과 이제는 눈을 마주치기도 어렵고,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멀어질 때의 간극은 더 아프고 날카로운 것 같다. 흔히들 ‘가까운 사람이 더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 말을 무심히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