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2

회색 하늘 아래, 젖은 마음 하나

아침 일찍 수영 강습을 마치고, 젖은 머리로 집을 향해 걸었다.물에 젖은 머리칼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그 짧은 찰나에도, 마음 한구석이 스르르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오늘따라 하늘은 유독 흐렸다. 빛 한 줄기 없는 잿빛 구름은 내 마음 상태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괜스레 우울하고, 말없이 무거웠다. 요즘, 가족과의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그간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들이 어느 순간부터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예전에는 무슨 일이든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과 이제는 눈을 마주치기도 어렵고,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멀어질 때의 간극은 더 아프고 날카로운 것 같다. 흔히들 ‘가까운 사람이 더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 말을 무심히 들..

가족 2025.03.24

울리는 전화벨 소리, 끊어진 마음

점심시간, 익숙한 이름점심시간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커피를 타며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려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화면에는 익숙한 이름이 떴다. 하지만 나는 선뜻 손을 뻗지 않았다. 벨소리는 계속 울렸지만, 나는 그냥 기다렸다. 결국 전화벨이 멈췄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커피를 저었다.불안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그 전화의 주인은 가족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존재,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다.가족이라는 이름주변을 둘러보면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가족 중 한 명쯤은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관계에서부터 틀어진 것인지 모르겠다. 어릴 적 기억 속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함이 ..

가족 2025.03.13